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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내용

간독성 평가도구, RUCAM Scale 가이드(임상 활용까지)

RUCAM은 Roussel Uclaf Causality Assessment Method의 약자로, 1993년 국제 합의회의에서 제정된 독성 간손상의 진단 기준입니다. 간손상을 일으킨 것으로 의심되는 약물과 간손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고안되었어요.

RUCAM은 크게 7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항목별로 배점이 있어서 이를 합산하여 최종 점수를 구하게 됩니다.

간독성-평가도구

증상발현까지의 시간 (Time to onset)

약물 투여 시작일과 간손상 증상 발생일 사이의 기간을 평가합니다.

일반적으로 간세포 손상(hepatocellular injury)의 경우 투여 시작 5-90일, 담즙정체형 간손상(cholestatic injury)의 경우 5-90일이 가장 적합한 기간으로 여겨집니다.

약물 중단 후 증상 발생까지의 기간도 중요한데, 보통 간세포 손상은 투여 중단 후 15일 이내, 담즙정체형 손상은 30일 이내로 봅니다.

다만 이는 절대적 기준은 아니며, 약물의 종류나 개인차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경과 (Course)

간기능 수치(ALT, ALP, bilirubin 등)의 변화 추이를 평가합니다.

약물 중단 후 ALT가 투여 전 수치의 50% 이상 감소하는 데 걸리는 시간(dechallenge time)이 중요한 지표입니다.

간세포 손상의 경우 중단 후 8일 이내에 50% 이상 감소하면 3점, 30일 이내 감소하면 2점을 부여합니다.

담즙정체형 손상의 경우 ALP 또는 bilirubin 수치가 중단 후 180일 이내에 50% 이상 감소하면 2점, 50% 미만 감소하면 1점을 부여합니다.

약물 중단 후에도 악화 소견을 보이면 음의 점수를 부여합니다.

 

 

위험인자 (Risk factors)

알코올 섭취: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여성의 경우 20g 이상(2잔), 남성의 경우 30g 이상(3잔)이면 1점을 부여합니다.

연령: 55세 이상인 경우 1점을 가산합니다.

 

 

 

동반약물 (Concomitant drug)

의심 약물 외에 다른 간손상 유발 약물 복용력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동반약물이 간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고, 복용 시기가 의심 약물과 유사하다면 음의 점수(-1 ~ -3점)를 부여합니다.

증상 발현 시기와 맞지 않는 동반약물은 0점 처리합니다.

 

 

 

비약물성 원인 (Non-drug causes)

급성 바이러스간염(A형, B형, C형), 알코올 간질환, 담도 질환, 허혈성 간손상 등을 반드시 배제해야 합니다.

원인별로 각각의 혈청학적, 영상의학적 검사가 필요합니다.

비약물성 원인이 배제되었다고 판단되면 2점, 일부만 배제되었다면 1점을 부여합니다.

다른 원인에 의한 간손상 가능성이 높으면 음의 점수(-2 ~ -3점)를 줍니다.

 

 

기존 정보 (Previous information)

문헌 검색 등을 통해 해당 약물의 간손상 위험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합니다.

제품설명서(label)에 간손상 위험 경고가 있으면 2점, 증례 보고만 있는 경우는 1점을 부여합니다.

과거 정보가 전혀 없는 경우는 0점 처리합니다.

 

 

재투여 (Rechallenge)

간손상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약물을 중단 후 다시 투여했을 때의 반응을 평가합니다.

ALT 또는 ALP가 정상상한치의 2배 이상 다시 상승(양성 반응)하면 3점을 부여하고, 이전보다는 경미한 상승(경양성 반응)을 보이면 1점을 부여합니다.

재투여 후에도 간기능에 변화가 없다면(음성 반응) -2점을 부여합니다.

재투여를 시행하지 않았거나 결과 해석이 곤란한 경우는 0점으로 합니다.

 

 

 

이렇게 7개 항목에서 얻은 점수를 모두 합산하여 최종 점수(score)를 계산합니다.

  • 9점 이상: definite (명확함)
  • 6-8점: probable (가능성 높음)
  • 3-5점: possible (가능함)
  • 1-2점: unlikely (가능성 낮음)
  • 0점 이하: excluded (배제됨)

로 간손상과 약물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정하게 됩니다.

 

 

 

 

임상에서의 적용

 

1단계: 병력청취

현재 복용 중인 모든 약물을 기록합니다. 처방약, 비처방약, 한약, 건강기능식품 등을 빠짐없이 확인합니다.

각 약물의 복용 시작 날짜, 복용 기간, 1일 복용량을 자세히 물어봅니다.

간손상 관련 증상(피로, 식욕부진, 구역, 구토, 우상복부 불쾌감, 소변 색 변화 등)이 나타난 시점을 확인합니다.

음주력, 최근 바이러스 감염증 병력, 간질환 가족력 등도 체크합니다.

 

2단계: 신체검진 및 혈액검사

황달, 복부 압통, 간비대 등 간질환 관련 신체 징후를 확인합니다.

AST, ALT, ALP, 총 빌리루빈, 직접 빌리루빈, PT/INR 등 간기능 검사를 시행합니다.

바이러스 간염 표지자(IgM anti-HAV, HBsAg, IgM anti-HBc, anti-HCV), 자가면역 항체(ANA, ASMA 등)도 확인합니다.

 

3단계: 간손상 분류 및 약물 연관성 평가

간기능 검사 결과에 따라 간세포형 손상(ALT 상승이 두드러짐), 담즙정체형 손상(ALP 상승이 두드러짐), 혼합형 손상으로 분류합니다.

의심되는 약물의 복용 시작 및 중단 시점과 간손상 발생 시점의 연관성을 판단합니다.

5-90일 사이에 간손상이 발생했다면 약물과의 연관성이 높습니다.

약물 중단 후 8일 이내(간세포형) 또는 30일 이내(담즙정체형)에 간기능이 50% 이상 호전되면 약물 연관성이 더욱 명확해집니다.

 

4단계: RUCAM 평가도구 적용

RUCAM 평가표에 맞추어 각 항목별 점수를 매깁니다.

증상발현까지의 시간 (Time to onset): 1-2점

경과 (Course): -2 ~ +3점

위험인자 (Risk factors): 0-2점

동반약물 (Concomitant drugs): -3 ~ 0점 비약물성 원인 (Non-drug causes): -3 ~ +2점 기존 정보 (Previous information): 0-2점 재투여 (Rechallenge): -2 ~ +3점

합산 점수에 따라 약인성 간손상 가능성을 평가합니다.

≥9점: Definite (명확함), 6-8점: Probable (가능성 높음), 3-5점: Possible (가능성 있음), ≤2점: Unlikely (가능성 낮음)

 

5단계: 치료 및 모니터링

의심 약물을 즉시 중단합니다. 고위험 약물의 경우 가급적 재투여하지 않습니다.

대증치료(안정, 수액공급, 필요시 문맥압항진증 치료 등)를 시행합니다.

간기능 검사를 주기적으로 추적하여 회복 정도를 모니터링 합니다. 약물 중단 후에도 악화되면 추가적인 원인 감별이 필요합니다.

 

6단계: 환자 교육 및 추적관찰

간손상을 유발한 약물명과 성분명을 환자에게 알려주고, 재복용하지 않도록 교육합니다.

정기적인 외래 진찰을 통해 간기능 호전 여부와 후유증 발생을 장기적으로 추적관찰 합니다.

다른 의료기관 방문 시에도 해당 약물에 대해 반드시 알리도록 안내합니다.

 

 

 

 

이처럼 RUCAM은 여러 항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독성 간손상 진단에 객관성을 부여하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모든 임상 상황을 완벽히 반영하기는 어려우므로, 경험 있는 전문가의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검사 시점이나 약물 종류에 따라 결과 해석에 주의를 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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